<빅터 프랑켄슈타인>(2015) 속 19세기 초 남성 복식 2019. 4. 12. 15:34
Victor Frankenstein, 2015
스팀펑크 분위기를 표방하는 영화라 고증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주연 배우들의 옷을 기준으로 봤을때 셔츠의 모양이나 조끼의 길이 크라바트 같은 요소가 드러나므로... 한 19세기 초 즈음인듯. 옷감의 패턴이나 색이 다채롭고 예뻐서 역시 비슷한 스팀펑크나, 정확한 복식 고증을 필요치 않는 창작물 (ex. 창작 판타지물) 의상 자료로 쓰면 좋겠다 싶어서 간단하게나마 정리해봤다.
* 밝기조절/ 색이나 형태가 좀더 뚜렷하게 보이게 한 것 외에는 원 영상 색감에 더 손댄 것은 없음.
여담이지만 19세기 후반의 그것보단 중반 즈음의 남자 복식이 더 장식적이고 예쁘다. (1810같은 극초반은 쪼오끔 부담스럽고.) 넉넉하고 풍성한 소매가 그리는 곡선과 꼭 조인 허리의 선, 나풀거리는 크라바트, 다채로운 색과 패턴. 로망을 자극하는 뭔가 있어. 빅토리아조 후기로 가면서는 뭐라고 해야하나 너무 엄숙하고 딱딱해진 감이 있어서...20년대 들어서 다시 조금 더 발랄해진 느낌을 찾긴 했다만.
퍼를 덧댄 코트. 잘 보면 따로 웨이스트코트 위에 재킷은 입고 있지 않다.
빅터의 첫등장. 아주 세밀하게 캡쳐는 못했는데 저 이런 적색/녹색 계열의 대비는 변주를 이루며 영화 내내 등장한다.팬츠와의 색조합에서 다시금 적록대비가 드러난다. 그나저나 팔을 들었을때 셔츠 소매에 생기는, 얇은 천이 중력 때문에 부드럽게 아래로 떨어지며 생겨나는 느슨한 주름들...정말 좋아...
이고르의 옅은 체크 패턴 크라바트와 회녹색 웨이스트코트. 웨이스트코트의 무늬 컬러가 재킷 색과 비슷해서 통일감 있고 예쁘다.재킷 없는 버전. 웨이스트코트와 크라바트의 무늬가 더 자세하게 드러난다.
주 목적은 배우들 얼굴이 아니라 옷이지만 흐뭇한 표정 짓는 매카 귀여워 (그리고 선명한 벽안과 딥한 적갈색 재킷의 조화가 얼마나 예쁜지도 주목합시다)
이건 그냥 품이 넉넉한 셔츠 소매에 생기는 주름이랄까 그런게 예쁘게 드러나서...
빅터의 크라바트/웨이스트코트 무늬 클로즈업.
이 실제 1830~50 사이의 브로케이드 웨이스트코트들을 보면 당시 남성 복식에는 섬세하고 조밀하며, '동양적인'분위기를 풍기는 패턴들도 쓰였다.
아주 자세히는 못 찍어서 아쉽지만 빅터와 이고르의 투샷. 빅터는 아까 등장한 브로케이트 웨이스트코트를. 이고르는 벨벳 비슷한 재질로 보이는 체크무늬 웨이스트코트를 입고 암녹색 크라바트를 맸다.
색감을 단조롭지 않으면서도 통일성있게 잘 쓰는듯. 초반의 딥한 바이올렛 재킷을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웨이스트코트의 패턴 색이 크라바트와 유사하다.
빅터의 야회복.이고르의 야회복. 은빛 웨이스트코트가 예쁘다.무늬나 색감이 좀더 잘 드러남.
개인적으로 이고르 이 착장 너무 예뻤던 것 같음 선명하고 진한 와인색 코트에 대비되는 암녹색 웨이스트코트와 크라바트...같은 씬에서 빅터의 의상. 이고르와 은근한 대비와 조화를 이룬다. 자세히 보면 웨이스트코트 안의 무늬가 이고르의 것과 비슷한데 빅터의 것은 선명한 파라키트 그린/멀베리 바이올렛 색 조합이라는 사실. 재킷에 매우 옅게 굵은 스트라이프가 들어가 있다.같이 두면 이런 느낌.웨이스트코트 패턴 클로즈업. 피네건과 투샷으로 인한 대비나 크라바트의 대략적인 구조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차림 좀 귀여움.같은 옷 뒷모습. 웨이스트코트 앞면에는 패턴 있는 옷감을 써도 뒷면에는 늘 단색을 쓰더라.
역시 동양적인 분위기(특히 일본풍)의 문양이 들어감. 적/녹의 대비도 빠지지 않는다.
초반에 등장했던 그 웨이스트코트/재킷인듯. 크라바트 정도만 바뀐 것 같다. 이 착장 자주 나옴.
경찰들은 빅터나 이고르에 비해 훨씬 톤다운 된 저채도 계열의 옷을 입고 등장한다. 옷-특히 재킷-의 재질 역시 주인공들의 것과는 달리 두껍고 각진 모직 느낌. 엄격하고 엄숙한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주인공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려는 시도인듯. 경감의 의상들은 늘 단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잘 보면 알리스터의 크라바트에는 작게 무늬가 들어가 있다.
알리스터의 예쁜 코트핏. 직선으로 똑 떨어져서 좀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그나저나 보울러가 발명된건 1849년 즈음이라고 한다. 이 영화가 명확하진 않아도 19세기 중반 즈음에 자리잡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알리스터는 그야말로 가장 '모던'한 차림을 한 사람인 셈.
4인 샷. 아까 언급했던 빅터&이고르/ 터핀&알리스터 간의 대비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다. 고채도/저채도. 부드럽고 몸에 딱 맞는 재질/딱딱하고 직선적인 옷감에서 나온 핏.
빅터의 권위적이고 엄격한 아버지. 아버지가 등장하는 신에서는 빅터의 심리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유독 로우앵글이 많이 쓰인다. 빅터와 아버지의 대비. 풍채를 커 보이게 하는, 두껍고 품이 크며, 긴 코트와 저채도 흑색 계열 색채. 위압적인 존재임을 시각화한다.
예쁘고 싸가지없는 귀족 피네건. 가벼운 말로는 부내, 아무튼 격조 있는 집안의 자식이라는게 잘 드러난다. 아무튼 의상으로 캐릭터성 반영하는건 정말 잘했다 싶음.
첫 등장씬의 빅터와 달리 피네간은 코트 아래 재킷도 꼭꼭 챙겨입었다. 코트를 자세히 보면 깃뿐만 아니라 안감까지 털로 덧댄걸 알 수 있다.
코트 뒷모습.
코트 없는 버전. 패턴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데다, 색조는 톤다운 되어있고 차갑다. 빅터나 이고르의 의상은 늘 눈에 띄게 화려한 패턴이 들어가 있으며, 색은 대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에. 다채로웠던 것과는 대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