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튼 비망록: 붉은 속삭임
w. 언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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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너무 재밌고요 장관이고요 절경이고요 라이터님이 내린 선물이네요.
(철지난 유행어 발사!)
간략한 후기
Review
*약스포 주의
결전(?)을 치르기 전 동생의 숙원을 이루어 주고자 하루종일 밥 먹고 티알만 하고 그러고도 밤 새서 달린 브리튼 비망록. 원래 위시 시날 중에 하나여서 아쉬움 없게 하려고 롤플도 열심히 하고 조사도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 전투에서 내가 난이도를 대폭 줄여버림+애들이 운이 좋아서 정말 어이없이 쉽게 해피해피 엔드 나버린...^.^ 아 근데 탐사자 중상 먹으면 괴로워 하면서도 전투는 또 좋아하는 인간들이라 다시 전투 난이도 상향 해서 그 부분만 리플레이 해보기로 합의 봄.
일단 취향이 다인! 그 중에서도 나름 행동반경의 자율성이 높은 시티계~세미 시티계인건 이번 플레이를 통해 확정이 난듯 하다. 전투요소도 있고. 탐사 분량이 많지만 너무 늘어지지는 않고. 플레이 분량 자체는 길지만 괜찮은 정도였다고 생각함. 키퍼가 숙지해야 할 정보가 꽤 많아서 머리를 싸맸는데 일단 플레이를 하다보면 머리속에 정리가 다 된다. 플레이 난이도는 동생한테 따로 물어봐야 할 것 같음.
플레이 하면서도 내내 둘다 잘 쓴 시날(추리 단서들이 이리저리 아귀도 맞고 공포감 텐션 적절하고, 스토리랑 인물의 유기적인 연결 덕에 이야기가 생동감 있음)이라고 엄청 칭찬 했었다. 라이터님 감사합니다...이런 웰메이드 19세기 탐정물이라니 크툴루라니! 그리고 19세기 배경이라지만 신화생물이 아닌 양인놈들의 제국주의 마인드를 근원적인 악으로 지정해 놓은 것두 좋았음. 그러니까 하지 말란 짓은 하지 말란 말이다
+키퍼링 하면서는 호러 요소가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모로 저택의 비밀>이나 <레이튼 교수> 시리즈 같은 클래식한 분위기, 낮은 채도 색채의 추리 게임 같은 느낌을 내려고 해봤다. 원래는 핸드아웃에 따로 설명 안 넣는데 'NPC의 책상에서 발견한 편지. 그 주인에게 돌려주어야겠지.' -이런 식의 묘사도 넣어주고. 장소마다 브금 정해서 거기로 이동할 때마다 그 브금 틀고. 효과음도 사용해 봤음. 재밌더라!
++ 크툴루 전투는 운과 템빨이다...권총은 대인용 장난감일 뿐 라이플부터 진정한 무기로 쳐 줘야 하는 것이다(?) 부디 턴이 지나가기 전에 괴물이 뒤지기를 두 손 모으고 빌어야 하지
+++근데 암만 생각해도 키퍼 한명과 플레이어 한명 그러나 탐사자는 네명 이런 구도는 너무 기묘한데ㅋㅋㅋㅋ어느덧 두사람 다 여기 적응해버림
탐사자들
Searchers
*NPC, 진상, 시나리오에 대한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세기니까~하고 내내 소원이었던 초상화 인장을 써 봤다. 테오도르와 헌터 인장은 호아킨 소롤라. 에드워드와 레 파뉴 양 것은 라슬로 작품.
이번 시날은 알피 보는게 정말 재밌었는데 역시 탐사자들이 귀여워서가 아닐까(!)
테오도르 라이트우드
30세, 탐정
던컨 헌터
32세, (전) 경관 (현) 총포상 점원
너무 플레이 해보고 십엇던 사람의(^.^) KPC....주로 애들이 뭐 자꾸 실패하면 제가 해볼까요? 하고 롤 굴려본다던가 이거 놓치면 영 곤란한데 싶은건 ~는 어떡하죠? 라고 묻는다던가 타임라인 가볍게 정리해서 말해준다던가 그런 용도의 캐릭터. 충실한 조력자라는게 애초 캐릭터 테마인지라. 타인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리고 이걸 써먹기 위한. 거기에 더해 경찰 캐릭터를 굴려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렇게 정보를 민간인에게 질질 흘리고 다니다니! 라고 고민하다 나온 백스토리도 있다. 예전에는 스코틀랜드 야드에서 화이트 채플 전담 경관으로 근무했지만. 간절한 부탁을 내치지 못하는 탓에 내부 정보를 민간인에게 넘겨줬다 들켜서 야드에서 잘렸다는 설정. 그 후로 툭툭 던지는 말이나 행동거지에서 성격이 모나진게 티가 나지만 예전에는 인망이 좋았던지라 야드 사람들이나 기타 관계자들과 지금도 사이가 나쁘진 않다. NPC 경관과는 직속 선후배 사이.
테오도르가 셜록이면 헌터는 왓슨인지라 연상인데도 꼬박꼬박 탐정님, 이라 부르고 술이며 서류며 이것저것 챙겨주고 잔심부름도 했다 이런 롤플 좋았어...
+등장 신화생물보다 더 높은(!) 85의 정신력(다이스가 무슨 생각이었는진 나도 모름) 을 가져서 한 번도 산치체크에 실패한 적이 없는 여러 의미로 무서운 인간...
에드워드 페어팩스
29세, 백작
로라 레 파뉴
23세, 어드벤쳐리스
그저... 빛... 갓저리 갓로라 갓파뉴
영민한데다 행동력도 따라주는. 뭔가 남들이 놓친걸 제대로 포착한다는 느낌의 캐릭터였음. (그리고 다이스 운도 좋아) 나머지 셋이 입씨름 할 동안 열쇠 찾고 찢긴 장부 붙이고... 한마디로 이 파티의 헤르미온느. 게다가 테오도르나 헌터나 에드워드나 다 머리가 "음! 사견 해결! 괴물 잡아 뿌셔뿌셔!" 에 쏠려 있었지만 레 파뉴 양은 유일하게 그 이면에 제국주의의 탐욕이 있었음을 궤뚫어 본 사람. 그래서 박물관장에게 그렇게 분노하고 당신의 탐욕이 비극을 불렀다며 일갈했겠지. 그리고 이집트인 NPC를 사내들은 이집트인, 주술사라 부르거나 아예 호칭을 안 붙였는데 레 파뉴 양 혼자만 유일하게 ~ 씨 라는 호칭까지 꼬박꼬박 붙여 불러줬다. 감동. 역시 캐릭터 설정을 중시하고 좋아하다 보니, 캐릭터들 간의 이런 미세한 사상 차이가 롤플레이에 반영되는 지점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전투에선 늘 레 파뉴 덕을 많이 봤는데 마지막까지도, 사냥광이란 설정답게 제일 라이플 기능치가 높아서 헌터와 함께 전투 조기 종료를 야기한 투톱 노릇을 하더라.
테오도르는 레 파뉴를 꽤나 신경쓰는 모양인데 레 파뉴 양은 아직 별 생각이 없는 듯 하다. 하긴 부자 애인들이 차고 넘치니. 브리튼 비망록이 캠페인 형 시나리오라 다음 편들이 나오면 둘의 관계가 어떻게 변모할지 보고 싶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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